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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우파 최하층 자식이 최상층 성인이 될 가능성(자식의 계층상승 가능성)

삼백 2021. 12. 11.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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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좌파입니까? 우파입니까?

 

그리고 어떤 나라에 살고 있습니까?


우리의 인식은 현실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항상 정확한 것은 아니며, 때때로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의해 현실을 왜곡해서 인식하고, 그 인식에 기초해서 정책을 평가한다. 하버드 대학의 경제학자 알베르토 알레시나 팀이 이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를 발표했다 (다행히 AEA 링크는 현재 모두 공개 상태이다)

지난달 나는 한겨레에 연재하는 차트읽는 남자에 세대간 이동성에 대한 컬럼을 쓴 적이 있는데, 아쉽게도 이 페이퍼 내용을 포함시키지 못했다. 다음에 컬럼을 확장 수정할 때, 이 내용을 추가하려고 여기에 간략하게 메모해 둔다.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826593.html

1. 인식과 현실의 괴리


세대간 이동성은 가난한 집 아이가 성인이 되어 가난을 벗어날 가능성을 표시하는데, 이 가능성은 그간 여러 연구에 의해 국가별, 시기별로 꽤 정리가 되어 있다. 알레시나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및 스웨덴 5개국 사람들이 자기 사회의 세대간 이동성에 대해서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조사하였다. 사회를 소득에 따라 5개의 그룹으로 구분한 그림을 보여주고 제일 아래 그룹의 아이가 성인이 되어 5개 그룹에 각각 속할 가능성을 질문하였다.

결과는 무척 흥미로운데, 우선 아래 (A)에 정리된대로 가난을 전혀 벗어나지 못하고 여전히 제일 아래 그룹에 속할 가능성 부터 살펴보자. 짙은 색 막대는 실제 가능성이고 옅읕 색 막대는 사람들이 그러리라고 인식하고 있는 가능성이다. 미국의 경우 인식이 실제보다 낮다. 그러니까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을 현실보다 낮게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낙관주의). 하지만 유럽의 4개국은 모두 미국과 달리 현실보다 더 암울하게 인식하고 있었다(비관주의). 또 흥미로운 것은 좌파와 우파로 구분해서 보면 5개국 모두 좌파들은 우파보다 가난한 집 아이가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다음은 가난에서 탈출해서 제일 윗 그룹에 속할 가능성을 살펴보자 (말하자면 개천에서 용날 가능성). 미국의 경우 현실보다 인식이 높았다(낙관주의). 또 유럽 국가는 모두 반대로 인식이 더 낮았다(비관주의). 그리고 5개국 모두 좌파의 인식이 우파의 인식보다 낮아서, 개천에서 용날 가능성이 낮다고 인식했다.

2. 인식의 변화에 대한 실험

이들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실험을 포함시켰다. 설문에 응답한 사람들을 임의로 두 그룹으로 나누어서 한 그룹에는 가난한 집 아이가 가난을 벗어나는 가능성이 매우 낮고, 부자집 아이가 가난한 성인이 될 가능성도 낮다는, 그러니까 세대간 이동성이 매우 낮다는, 짧은 애니매이션을 보여주었다(처치집단). 다른 그룹의 사람들에게는 이런 애니매이션을 보여주지 않았다(대조집단).

그리고 분석을 진행한 결과가 아래 차트에 나와 있는데 우선 좌파부터 보자. 이들은 이 애니매이션을 본 후 포괄적 의미의 정부 개입에 대한 지지(1)가 강화되었고, 특히 '기회의 평등'과 관련된 항목들이 영향을 받았다. 기회 불평등 문제의 심각성 인식(4), 기회 평등 정책에 대한 지지(2), 상속세에 대한 지지(3) 및 교육·공공의료 예산을 중시하는 경향(6)이 강화되었다. 반면에 '결과의 평등'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았다. 사회안전망 예산을 중시하는 경향(7), 소득세율변화(7, 8)에서는 변화가 유의미하지 않았다. 

우파의 반응은 완전히 달랐다. 우파 역시 이 애니매이션을 보고 가장 낮은 그룹 아이가 성인이 되어 가장 낮은 그룹에 속할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고, 가장 부유한 그룹에 속할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낮아졌지만, 어떤 정책에 대해서도 선호는 유의미하게 바뀌지 않았다. 그 이유는 흥미롭게도 '정부는 기회의 불평등에 대응할 수단을 갖고 있다'라는 인식(9)을 유의미하게 낮추었기 때문이다. 

요약하면 세대간 이동성이 낮다는 정보에 접하게 되면, 좌파는 결과의 불평등을 줄이는 정책에 대해서는 선호가 바뀌지 않지만 기회의 불평등을 줄이는 정책에 대해서는 선호도가 높아진다. 하지만 우파는 이 정보를 받아들이지만, 정부능력에 대한 불신으로 불평등을 줄이는 어떤 정책에 대해서도 더 선호하는데까지 나가지는 않는다.

3. 소감

미국과 유럽의 차이는 사실 알레시나가 에드워드 글레이져와 함께 쓴 <복지국가의 정치학 Fighting Poverty in the US and Europe>과 결을 같이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무척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도 나고 상당히 설득력이 있는 것 같다.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96919513&orderClick=LAH&Kc=#N

그리고 정보의 제공에 따른 정책에 대한 선호 변화가 좌우파 사이에서 상이하게 나타나는 것은 매우 흥미롭고 우리 사회에 대해서도 이런 분석 한번 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그리고 그의 논문과 부록, 데이터를 보면 내가 언급한 것 외에도 매우 풍성한 내용이 더 들어있다. 아이의 노력 또는 능력에 대한 언급을 하면 반응이 달라지는지, 미국 지역별로 차이는 있는지 등등. 내용이야 내가 흠잡을 것이 전혀 없지만 조금 아쉬운 것은, 좀 더 대중 친화적이었으면 하는 점이다. 아마 Raj Chetty였다면, 이 논문을 다루는 별도의 홈페이지를 만들고 논문 외에도 이그제큐티브 서머리, 파워포인트 슬라이드, 동영상 등을 작성해서 올렸을 것이다. 알레시나 이 논문 중요성과 흥미로운 요소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도 언론 노출이 매우 적다. 아마 홍보 전략 부재가 한 이유일 것이다.

 

 

원문 :  https://blog.naver.com/hyunhoshin/221208292930


 

세대간 이동성에 대한 인식과 정책 선호

우리의 인식은 현실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항상 정확한 것은 아니며, 때때로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의해 현...

blog.naver.com

 


아주 흥미있게 읽었던 글이라 퍼왔다.

 

정치에 대해 중립이긴 하지만 부에 대한 생각은 우파를 따라가는 편이 나을 듯하다.

 

당신은 아이에게 어떠한 미래를 주고 싶은가?

 

부모의 선택은 분명한 영향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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